2025 좋은어른 아카데미 목차로

멈추는 힘, 비우는 지혜

50+세대의 마음의 평안을 위한 명상 워크숍

배영대 원장

마음챙김 명상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

이번 강의는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 개념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는 삶”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살피는 데서 출발했다. 마음챙김 명상은 단순히 마음을 안정시키거나 잡생각을 없애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현재 경험을 판단 없이 관찰하는 태도 자체를 가리킨다. 우리는 흔히 명상을 ‘생각을 비우는 훈련’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을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오랜 수행을 해온 전문가라도 잡생각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생각이 떠올랐음을 인지하는 순간에 명상의 효과가 발생한다.

강사는 집중의 본질을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조용히 한 곳에 올려두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스마트폰, 과도한 정보 자극,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주의가 끊임없이 분산되며, 이는 정서적 피로와 판단력 저하로 이어진다. 명상은 이러한 긴장과 산만함을 완화하고, 주의력을 회복하며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훈련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마음챙김 명상은 뇌파·생리반응 연구를 통해 효과가 검증되어 의료·교육·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 작가 유발 하라리 등은 명상이 창조적 사고와 회복력의 기반이 된다고 말한다.

명상의 목적은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일상의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특히 시니어 세대가 겪는 관계적 스트레스, 불안, 자기돌봄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도 큰 의미를 가진다.

호흡 알아차림: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깊은 훈련

강의는 호흡을 관찰하는 기본 명상 실습으로 이어졌다. 호흡 명상은 마음챙김 수행의 기초이자 핵심으로, 들숨과 날숨을 따라가며 지금 발생하는 신체 감각을 조용히 바라보는 방식이다. 강사는 호흡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그저 숨이 스스로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을 권했다.

명상 중 딴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딴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순간에 훈련이 이루어지며, 이는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자연스러운 복귀의 계기가 된다.이처럼 명상은 억지로 무엇을 바꾸는 훈련이 아니라, 흐트러짐을 반복적으로 인지하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짧은 호흡 명상만으로도 어깨의 긴장, 이마의 힘, 복부의 압박 등 평소 인식하지 못하던 신체의 반응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각의 회복은 명상을 일상적인 자기 돌봄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감각을 깨우는 훈련: 건포도 명상 실습

강의에는 마음챙김을 대표하는 실습인 건포도 명상이 포함되었다. 작은 건포도 하나를 바라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먹는 과정 전반을 천천히 관찰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대부분의 경험을 ‘자동모드’로 처리하는데, 건포도 명상은 우리의 감각을 다시 활성화하여 주의가 깨어 있는 상태를 회복하도록 돕는 대표적 훈련법이다.참여자들은 건포도를 비추는 빛의 결, 표면의 주름, 손끝에서 느껴지는 질감, 부드럽게 변화하는 맛의 층위 등을 하나하나 느끼며 “익숙함 속의 낯섦”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강사는 “먹는 것도 명상이고, 걷는 것도 명상이며, 우리의 하루 대부분이 명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음챙김은 특정한 시간에만 하는 수행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을 하나의 경험으로 되돌리는 생활 방식이라는 뜻이다.

감정과 생각을 바라보는 법

명상은 감정이나 생각을 억누르는 법이 아니라, 그것들이 떠오르는 방식을 있는 그대로 비판 없이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우리는 보통 감정이 일어나면 즉시 반응하고, 그 반응이 때로는 관계를 상하게 하거나 스스로를 괴롭게 만든다. 강사는 감정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기까지의 시간을 “0.5초”라고 표현하며, 명상을 통해 이 간격을 “1초, 3초, 10초”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틈’이 생기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감정을 관찰하며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

생각 역시 흘러가는 구름처럼 바라볼 수 있다고 안내했다. 좋은 생각이든 불편한 생각이든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태도는 자기비판을 줄이고, 삶의 어려움을 다루는 내적 공간을 넓혀준다. 감정·생각 알아차림 훈련은 관계 회복, 스트레스 조절, 자기연민 형성 등 다양한 효과와 연결된다

바디 스캔: 몸을 다시 ‘집’으로 삼는 법

강의 후반부에는 바디 스캔 명상을 진행했다. 발끝에서 머리까지 신체를 천천히 훑으며 각 부위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감각을 관찰하는 훈련이다. 저림, 따뜻함, 불편함, 혹은 아무 감각도 없는 상태 등 모든 감각은 판단 없이 받아들인다. 신체의 긴장과 고착된 감정은 종종 특정 부위에 남아 있으며, 바디 스캔은 그 신호를 섬세하게 감지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마지막에는 정수리에서 빛이 흘러 들어오듯 몸 전체가 부드럽게 따뜻해지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완 상태를 유도했다. 참여자들은 몸의 무게 중심이 바닥으로 안정감 있게 내려앉고, 마음도 함께 가벼워지는 경험을 나누었다.

명상을 일상의 루틴으로 확장하기

강사는 명상을 하루 중 특정한 시간에만 수행하는 ‘행사적 활동’으로 두기보다, 생활의 흐름 안으로 자연스럽게 편입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아침 루틴이다.

  • 기상 직후 팔과 다리를 천천히 펴는 기초 스트레칭
  • 숙면 중 굳어 있던 허리와 다리 근육 깨우기
  • 창문을 열고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기
  • 가벼운 국선도 동작이나 몸풀기
  • 양치를 하거나 물을 마시는 순간에도 그 감각에 집중하기
  • 식사는 가능한 천천히, 포만감 이전 단계에서 멈추기

이러한 작은 루틴들은 몸과 마음을 하루의 시작으로 부드럽게 초대하며, 우리가 온전한 주의 상태에서 하루를 살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명상은 결국 ‘잘 사는 법’이고, 일상을 더 선명하고 따뜻하게 경험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지금 여기, 존재 그대로의 나로 돌아오기

강의의 마지막에서 배영대 선생님은 “명상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서 벗어나, 눈앞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의 공간을 확장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개인의 치유를 넘어 관계, 사회적 소통, 자기성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방식이며,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배움이다.

참여자들은 각자 삶의 속도로 돌아가겠지만, 이번 강의가 일상 속 명상을 한 가지라도 실천해보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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